[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여성과 미성년자들을 협박해 성착취 불법영상물을 제작해 텔레그램에 유포한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25)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 TF(팀장 유현정 부장검사)는 13일 조 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미수, 유사성행위 혐의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강요, 사기 등 경찰이 송치한 혐의 다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주빈은 지난해 8~12월 여성 아동·청소년 8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 등을 제작하고, 영리 목적으로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15세 여성에게 나체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직접 만나 유사성행위를 강요하고, 강간을 시도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성인 여성 17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을 촬영, 마찬가지로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한 혐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부터 여성 피해자들과 가족들의 개인정보를 부당하게 제공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조주빈은 지난 1월에는 일명 ‘박사방’에 대한 방송을 막기 위해 자살 예정 녹화를 하게 하는 등 피해자 5명에게 특정 영상 촬영을 강요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밖에 피해자 3명을 상대로 나체사진 유포를 협박하거나, ‘중요 인사 관련 정보가 들어있는 USB를 주겠다’고 속여 1500만원을 받아낸 혐의, 성착취 피해 여성을 시켜 ‘박사방’과 적대관계에 있는 피해자의 신상을 알아내고 강제추행죄로 허위 고소하도록 한 무고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다만 적용 여부를 놓고 관심을 모았던 ‘범죄단체 조직죄’ 혐의 적용은 일단 조 씨를 재판에 넘긴 뒤 계속 법리 검토를 이어가기로 했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공범 규모와 신원을 구체화한 다음 추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박사방을 함께 운영한 일부 공범들도 이날 추가기소했다. 검찰은 수원 영통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던 강모(24) 씨와 ‘태평양’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이모(16)군을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강 씨와 이 군은 조 씨와 마찬가지로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이 적용됐다. 강 씨는 조 씨에게 자신의 고등학교 담임교사의 딸(2)에 대한 살인을 청부하고, 개인 정보를 유출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공범들의 사건들을 조 씨 사건과 병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추가로 확인된 공범들은 수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조 씨는 검찰 조사에서 박사방 공동운영자가 3명이 더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각각 ‘부따’, ‘이기야’, ‘사마귀’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며 조 씨를 도와 박사방을 홍보하고 성 착취물을 유포하는 등 범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운영자로 지목된 3명 중 현역 육군 일병인 ‘이기야’ A씨는 지난 3일 구속됐다. ‘부따’ 강모(18)군은 박사장 참여자들을 모집·관리하고 범죄수익금을 조 씨에게 전달한 혐의로 지난 7일 구속됐다. 공범 중 ‘사마귀’의 행방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조 씨가 박사방을 운영하며 벌어들인 범죄수익에 대해 검찰은 일부 몰수 및 추징보전을 청구한 한편, 보강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은 조 씨가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1억 3000여 만원의 범죄수익을 거뒀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조 씨가 보유한 가상화폐 지갑 15개, 증권예탁금 및 주식 등 경찰이 기소전 몰수보전 신청한 것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찰 조사 외에 추가로 조 씨의 범죄수익 은닉을 도운 박모(22) 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과 협업해 환전상 압수수색, 범행 관련자들에 대한 계좌추적 등을 통해 추가 범죄수익 및 은닉 재산 존부에 대해 확인 중이다”고 했다.

박사방 무료·유료 회원들에 대해서도 보강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검찰은 박사방이 조 씨를 중심으로 피해자를 유인해 성착취물을 조직적으로 제작, 유포한 유기적인 결합체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박사방 회원을 일정 등급으로 나누어 텔레그램 활동과 개인정보 및 금품제공을 하게끔 한 구조 또한 박사방이 유기적인 결합체였다는 근거라고 제시했다.

앞서 검찰은 박사방과 ‘n번방’ 등 SNS상 성착취 영상물 제작 및 유포 범죄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일면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건처리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대검찰청은 지난 9일 ‘디지털 성범죄 사건 처리 기준’을 마련해 조직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경우 가담 정도를 불문하고 전원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성착취물 제작·유포·소지 범죄에 대한 검찰의 구형 수위도 높였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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