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KT가 지역 화폐 시장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하나은행이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그간 지역 화폐 시장은 KT와 코나아이가 광역시 단위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경쟁 구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KT가 '공공분야 전용회선 사업' 입찰 담합 혐의로 7월 말까지 공공입찰 참가가 제한되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당초 경쟁사인 코나아이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하나은행이 '대전시 지역 화폐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새롭게 등판한 것. 특히 대전시 지역 화폐 사업은 앞서 KT가 수주한 부산시 '동백전' 2년 예산 54억4천500만원, 세종시 4년 예산 7억2천만원 보다 규모가 큰 3년에 총 100억원에 달한다.
대전시 지역화폐 이미지 [출처= 대전시홈페이지]
9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실시한 '지역 화폐 운영 대행 용역' 사업 입찰에 4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하나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지역 자금 역외 유출 방지 및 소비촉진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시민 편의성 제고 등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으로 사업 기간은 2022년 12월 31일까지로 총 사업비만 100억원 규모다. 사업 범위는 ▲지역 화폐 플랫폼 대행·운영·유지보수 ▲지역 화폐 운영 관리(카드형 결제수단 등 ) ▲사용자용 모바일 앱 운영 관리(QR 및 바코드·모바일 간편결제 기능 추가 등) ▲가맹점주 이용 편의성 제고 등이다. 대전시는 이번 입찰을 통해 지난 6일 하나은행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번 입찰에서 제안서 평가위원회는 하나은행에 정성적 평가 53점, 정량적 평가 19.2점 등 총 72.2점을 줬다. 함께 참여했던 코나아이는 총 58.2점을, 농협은행은 56.4점. KIS정보통신은 54.6점을 받았다. 대전시 관계자는 "전국 공모를 통해 위촉한 평가위원 7명이 입찰업체 제안 발표를 듣고 질의응답 등 평가를 진행했다"며 "사업 충실성, 이해도, 추가 제안, 입찰가격 등 점수를 합산, 정성평가 점수가 가장 높은 하나은행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첫 지역 화폐 사업 참여인 만큼 고창 지역 화폐 등을 담당하고 있는 나이스 정보통신과 기술제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나은행 측은 "아직 계약 과정에 있는 사업이라 구체적인 내용 언급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지역화폐 경쟁, KT 빠지자 '요동'? …하나은행 주목 그동안 지역 화폐 사업에는 KT, 코나아이, 나이스 정보통신, 한국조폐공사 등이 참여해왔으나 광역시 단위 사업에서는 KT와 코나아이 승률이 높았다. 이들은 세종시, 천안시, 부산시 등이 발주한 사업에 나란히 입찰하며 양강 구도를 보였다. KT는 '블록체인 기반 지역 화폐'를 강점으로 지난해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두각을 드러냈다. 하나카드와 함께 울산시, 세종시, 경기 김포시, 경북 칠곡군, 충남 공주시, 전북 익산시 그리고 최근 부산시 지역 화폐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린 것. 또 코나아이는 지난 2018년 인천시 '인처너 카드'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후 경기도, 부산 동구, 충북 청주시, 충북 음성군, 강원 강릉시, 강원 영월군, 경남 양산시, 전남 영광군에 이어 올 초 경북 경산시와 충남 천안시 지역 화폐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코나아이가 이번 KT 공공입찰 제한으로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던 배경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하나은행이라는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더욱이 코나아이는 지난달 '2019사업연도 12월 결산법인 사업보고서'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상태. 일각에서는 지역 화폐 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코나아이 관계자는 "이번 거래 정지와 지역 화폐 사업은 특별한 연관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지역 화폐 시장은 행정안전부가 올해 199개 지자체로 대상을 확대, 연간 3조원 규모 발행을 예고해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긴급 재난지원금 약 9조원 규모를 지역 화폐로 제공키로 하면서 관련 사업 발주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송혜리 기자 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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